영화〈여행과 나날〉리뷰 멀리서 들여다본 고독의 풍경 낯선 곳으로 떠났을 때만 마주치는 감정이 있다.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면 비로소 나의 내면이 조용히 드러나고, 그 틈으로 바람과 풍경, 계절과 시간들이 스며든다.

영화 〈여행과 나날〉은 바로 그 미세한 감정의 떨림을 위해 존재하는 작품이다. 말보다 감각으로, 사건보다 정서로, 이야기보다 침묵으로 관객에게 다가오는 드문 로드무비다. 2025년 12월 10일에 개봉한 이 영화는 일본의 거장 츠게 요시하루의 단편 만화 ‘해변의 서경’과 ‘혼야라도의 벤상’을 토대로 재창조된 작품으로 미야케 쇼 감독은 원작의 고독하고 몽환적인 세계관을 현대 여성 각본가 ‘이(심은경)’의 여정으로 새롭게 풀어냈다.

작품은 여름과 겨울, 두 계절을 크게 축으로 삼아 이야기 속의 이야기, 영화 속 영화가 교차하는 독특한 구조를 지닌다. 그 결과 탄생한 영화는 제78회 로카르노 영화제 황금표범상 수상작으로 예술성을 정받았고,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‘올해 가장 고요하...